LG 최원태(왼쪽)와 임찬규

통합 2연패에 도전하는 LG가 선발 야구를 선언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닌 새로운 자신감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스프링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염경엽 LG 감독은 17일 기자와 통화에서 “올해는 선발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캠프를 치르면서 확인하고 있다”며 “올해는 선발 야구로 간다. 특히 4월은 선발로 밀어부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선발진은 LG의 약점으로 꼽혀온 부분이다. 특히 국내 선발 투수들이 경험과 안정감에서 다른 팀들에 비해 밀려왔다. 일단 올해는 이전까지와 달리 선발 경쟁 없는 캠프를 치르고 있다. 선발 자원은 최소한 정확하게 확보돼 있다. LG는 외국인 투수 둘과 임찬규, 최원태, 김윤식으로 기본 로테이션을 꾸리되 풀타임 선발을 보장하기 어려운 좌완 김윤식의 자리에 역시 좌완인 손주영을 함께 가동할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 성과와 현재 캠프에서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틀을 깨지 못하던 임찬규가 지난해 피칭 디자인에 변화를 주며 14승 투수로 올라섰고, 케이시 켈리는 던지지 않던 포크볼을 추가하며 생존 전략을 확인했다. 무엇보다 최원태와 새 투수 디트릭 엔스가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염 감독의 ‘선발야구’ 구상에 힘을 더했다.

최원태는 지난 시즌 중 트레이드로 합류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단기전에서 확연히 드러날 선발 약점을 메우고자 영입했지만 최원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무너졌다. 올해는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준비해 스프링캠프에 갔다. 염경엽 감독은 “지금 최원태의 볼이 아주 좋다”고 대만족 하고 있다. 이미 새 투수 엔스의 투구를 확인한 뒤 “올해 1선발은 아주 좋은 방향으로 갈 것 같다”며 확실한 1선발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상태다.

 

LG 디트릭 엔스(왼쪽)와 케이시 켈리

염경엽 감독은 “현재 캠프에서 김윤식 정도만 50% 정도고 손주영까지 선발 자원들이 전부 아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1~2선발이 15승, 3~4선발이 10승씩 해주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 임찬규가 지난 시즌만큼 해주고 최원태가 150이닝 던지면서 13승은 해주는 모습을 기대한다. 올해는 선발 기대치가 매우 높은 시즌”이라고 강조했다.

LG는 선발과 달리 수 년 동안 ‘최강’이라 불렸던 불펜에 위기를 맞은 채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고우석의 해외 진출, 이정용의 군 입대, 이정용과 함덕주의 부상으로 기존 필승계투조가 해체된 채 유영찬, 박명근, 백승현 등 젊은 신예들로 새 필승조를 만들어야 한다. 염경엽 감독이 “4월에는 선발야구로 밀어부친다”는 것은 시즌 초반 계투진을 만들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에는 개막하자마자 국내 선발진 3명이 와르르 무너져 불펜을 통해 메워야 했던 것과 정반대의 시즌을 각오하며 준비하고 있다. 선발들의 몫이 굉장히 커졌는데 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니 기대감이 더 커지는 중이다.

염경엽 감독은 “전반기는 (불펜을) 조금 만들어가야 하는 시즌이다. 전반기에 안 되면 후반기에 흔들리는 시즌이 될 것이고, 잘 되면 후반기에 더 강해지는 시즌이 될 것”이라며 “올해는 선발에 초점을 맞춰 시즌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총판의민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