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골든 보이’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첫 연승을 선물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튀니지를 4-0으로 완파하고 두번째 승리(3무2패)를 신고했다. 지난달 영국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압(1-0)하며 출범 후 첫 승을 따냈던 클린스만호의 첫 연승이자, 안방 무대에서 거둔 첫 승리이기도 하다. 지난 3월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한 경기에서 3득점 이상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경기를 지배한 것은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왼발이었다. 후반 10분 상대 페널티박스 모서리 부근에서 프리킥을 얻어낸 이강인은 직접 키커로 나서 프리킥 선제골을 꽂아넣었다. 발끝을 떠난 슈팅은 상대 아이멘 다흐멘(알하젬) 골키퍼의 왼쪽 사각으로 감겨 골망에 안겼다. 이강인의 A매치 15번째 경기에서 터진 데뷔골이자, 전반전의 답답했던 ‘빈공’ 흐름을 뒤집는 결정타였다.

굶주렸던 골 맛을 본 뒤로는 이강인의 시간이었다. 이강인은 득점 2분 만에 상대 패널티박스 안쪽에서 공을 낚아챈 뒤 상대 수비를 등진 채 왼발 터닝 슛으로 추가골을 쐈다. 이어 후반 25분에는 홀로 오른 측면을 휘저으며 튀니지 수비진을 허수아비로 만드는 드리블을 선보였고, 여기서 파생된 코너킥을 김민재(뮌헨) 머리에 연결했다. 김민재의 헤더는 상대 수비를 맞고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어 후반 추간 시간, 한국은 교체로 들어온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쐐기포를 박으며 대승을 완성했다. 최근 사타구니 쪽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손흥민은 웃는 얼굴로 벤치를 지켰고, 이날 상암벌을 접수했던 이강인은 후반 45분 교체되어 나오며 5만9000여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강인은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상금 300만원을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