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2019′를 노리는 한국 U-20(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이 첫 경기에서 ‘대어’를 낚았다.

김은중(44)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3일(한국 시각) 아르헨티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이승원(강원)의 1골 1도움 맹활약과 이영준(김천)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우승후보 프랑스를 2대1로 물리치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프랑스는 이 대회에서 2013년 정상에 오른 강호다. 당시 폴 포그바(30·유벤투스)가 골든볼을 수상했다.

한국은 F조에서 가장 강한 상대로 꼽혔던 프랑스를 물리치며 3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의 희망을 밝혔다. 한국은 2017년 대회에서 16강, 2019년 대회에선 준우승을 차지했다. 2년마다 개최되는 U-20 월드컵은 이번엔 코로나 팬데믹으로 4년 만에 아르헨티나에서 막을 올렸다.

한국은 26일 오전 6시 온두라스와 2차전, 29일 오전 6시 감비아와 3차전을 벌인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24팀이 출전해 각 조 1·2위 팀과 조 3위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오르기 때문에 승점 3을 확보한 한국은 16강행에 아주 유리한 입장이 됐다.

한국은 이날 4-4-1-1 전형을 들고 나왔다. 장신 공격수 이영준이 원톱으로 나섰고, 강상윤(전북)이 처진 스트라이커로 뒤를 받쳤다. 강성진(서울)과 김용학(포르티모넨세)이 좌우 날개로 나섰고, 이승원과 이찬욱(경남)이 중원에 섰다. 백4 수비라인은 왼쪽부터 배서준(대전), 김지수(성남), 최석현(단국대), 박창우(전북)가 구성했고, 골키퍼 장갑은 김준홍(김천)이 꼈다.

한국은 전반 10분 이영준이 중거리 슛으로 첫 슈팅을 기록했다. 낮게 깔린 슛은 골문을 향했지만, 프랑스 골키퍼의 품에 안겼다. 프랑스는 전반 15분까지 볼 점유율 75%를 기록하며 우세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상대 공세에 시달리던 한국은 ‘역습의 정석’을 보여주며 첫 골을 만들어냈다.

프랑스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강성진이 패스로 연결했고, 이를 받은 김용학이 왼쪽 측면을 시원하게 내달렸다. 김용학이 드리블 돌파 후 반대편으로 내주자 전반 22분 이승원이 이를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리는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김은중호의 캡틴인 이승원은 지난 3월 AFC(아시아축구연맹) U-20 아시안컵에 이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도 맹활약하며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프랑스는 전반 중반 이후 앙투안 주주가 왼쪽 측면을 자주 돌파하며 공세에 나섰지만, 마무리 능력이 떨어졌다.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먼 거리에서 날린 강성진의 왼발 프리킥이 골문을 벗어났다.

한국은 후반 들어 이찬욱을 빼고 박현빈(인천)을 투입하며 중원을 강화했다. 후반 5분 박현빈이 헤더로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한국 골문으로 향했으나 골키퍼 김준홍이 잘 막아냈다. 3분 뒤 비르지니우스의 날카로운 슈팅이 김준홍의 품에 안겼다. 프랑스가 줄기차게 공격을 퍼부으면서 한국은 수세에 몰렸다.

김은중 감독은 후반 14분 왼쪽 수비수 배서준과 측면 공격수 김용학을 빼고 황인택(이랜드)과 이지한(프라이부르크)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