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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판의민족] '당당히 1위' 이정후, '4327억 최대어'와 기대치 같다…"韓 야구 더 알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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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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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기대된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와서 한국 야구를 조금 더 알릴 것이라 생각한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29)은 오랜 동료인 이정후(26,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성공을 자신했다. 이정후는 KBO리그 통산 타율 0.340로 역대 국내타자 타율 1위에 오른 타격 천재다. 샌프란시스코는 올겨울 포스팅시스템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문을 두드린 이정후에게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04억원)를 안기며 아시아 야수 역대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프로는 곧 몸값으로 가치를 증명한다. 김하성은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부터 신인 이정후를 지켜봤기에 새로운 무대에서 성공을 더더욱 자신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아시아 내야수 최초로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동안 수많은 아시아 출신 야수들이 빅리그에 문을 두드렸지만, 내야수로 성공한 선수는 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김하성은 수상 직전 디애슬레틱과 인터뷰에서 "아시아 야구 커뮤니티 전체와 어린 소년들은 나를 지켜보고 있다.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면) 개인적으로도 훌륭한 성과지만, 아시아에서 야구를 하는 소년들에게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다는 꿈을 심어주고, 또 내야수로도 충분히 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 그게 더 행복할 것 같다. 왜냐하면 아시아인 내야수는 빅리그에서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그런 의심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들의 꿈을 지키는 사람이 되는 게 내게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제는 후배 이정후가 빅리그에서 함께 편견을 깨 나가길 기대하고 있다.

미국 언론의 평가도 김하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15일(한국시간) 2024년 포지션별 루키 올스타를 선정했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인 팬그래프스의 자료를 기반으로 올해 성적을 예측했는데, 이정후는 외야수 3명 가운데 한 자리를 차지했다.

이정후의 올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은 3.4로 외야수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루키 올스타에 선정된 13명을 통틀어도 공동 1위 기록이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똑같이 WAR 3.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야마모토는 올겨울 이정후와 같이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선발투수 최대어로 시장을 달궜다. 뉴욕 양키스, 뉴욕 메츠 등 선발투수가 급한 부자 구단들이 너도 나도 3억 달러 이상을 약속해 경쟁에 불이 붙었는데, 승자는 결국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12년 3억2500만 달러(약 4327억원)로 투수 FA 역대 최장 기간과 최고액을 안겼다. 이정후는 올해 야마모토만큼이나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고 있는 셈이다.

MLB.com은 이정후와 관련해 '엄청난 선구안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진 콘택트 기술을 갖춘 새로운 선수가 또 있을까? 이정후는 아마도 이 분야에서는 최고일 것이다. 샌프란시스코의 새로운 주전 중견수로 KBO리그에서 3947타석에 들어서 단 304차례 박에 삼진을 당하지 않았고, 타율 0.340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록 예측 시스템은 이정후가 삼진율 9.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정후 앞에는 7%가 예상되는 내셔널리그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마이애미)뿐이다. 이정후의 타율은 0.291로 아라에스와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프레디 프리먼(다저스)의 뒤를 잇는 내셔널리그 4위'라고 덧붙였다. 아라에스는 현재 메이저리그 최고의 교타자고, 아쿠냐 주니어와 프리먼은 MVP 타자들이다. 이정후가 이런 선수들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타격 재능은 확실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정후 ⓒ연합뉴스
▲ 팀 공식 소집일에 앞서 캠프를 일찌감치 시작한 이정후 ⓒ연합뉴스



다만 장타 생산 능력에는 물음표가 붙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안타 생산 능력만큼이나 장타력도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 MLB.com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와서 얼마나 장타력을 보여 줄 수 있을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한국에서 7년 중에 5년 동안 한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의 순수한 타격 능력과 수비 능력 덕분에 외야수 상위 15명에 드는 WAR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정후는 올해 134경기에서 12홈런, OPS 0.78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의 재능을 충분히 신뢰하고 있다. 멜빈 감독은 지난해까지 샌디에이고를 이끌 때 김하성의 수비를 믿고 꾸준히 주전으로 나설 기회를 줬고, 감독의 믿음은 김하성이 아시아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멜빈 감독은 올해 이정후를 1번타자 중견수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상과 같은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기회를 보장하며 키우겠다는 뜻이다. 이정후의 몸값을 고려해도 이런 기회가 주어지는 게 맞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개막전 1번타자로 나서지 않는다면 "아마 충격적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이정후 주변에는 아주 흥미로운 게 많은데, 아마 이정후는 그것을 받아들일 것이다. 나는 커리어 동안 수많은 실력 좋은 일본인 선수들을 봤고, 샌디에이고 시절에는 김하성이 있었다. 이정후가 빨리 팀과 어울리고 여기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정후는 주변 동료들과 농담을 주고 받고 있었다. 보통은 새로운 팀에 적응하고 새로운 길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이정후는 동료들과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성품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훌륭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후는 올해 낯선 환경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만큼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 훈련지에 일찍 도착해 이미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야수들의 공식 훈련 시작일은 오는 19일부터지만, 이정후는 일찍 합류해 동료들과 친해지고 또 시스템을 익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멜빈 감독이 이정후의 실력 외에도 칭찬하는 포인트가 바로 이런 태도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개막 1번타자 중견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천재 타자의 명성을 이어 갈 수 있을까. 계약 당시 오버 페이를 염려하던 미국 언론도 서서히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는 선수'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총판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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