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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라이너의 소양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면 라인전, 사이드 플레이(운영), 한타일 것이다. 2022년 라인전 기량을 크게 끌어올려 한화생명e스포츠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던 ‘두두’ 이동주는 광동 프릭스에 새 둥지를 튼 뒤로 나머지 2개 능력에도 눈을 떴다.
매 경기 성장한 게 보인다. 14일 DRX전에서 아트록스와 크산테를 플레이한 그는 특히 한타에서 군계일학의 활약을 펼쳤다. 팀이 쫓겨날 때는 최전방에서 상대의 스킬을 흡수하는 탱커 역할을 해냈고, 반대로 밀고 들어갈 때는 적진 한복판을 헤집어 DRX의 진형을 무너트렸다.
경험의 축적이 그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고 있다. DRX전 직후 만난 이동주는 “특별히 발전의 분기점이 있었던 건 아니다. 단순히 게임을 많이 하고, 수십·수백 번 한타에 참여하다 보니까 포지션 선정이나 판단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를 물어야 할지, 상대 앞라인을 쳐야 할지 딜러진을 물어야 할지, 우리 팀 앞에 서서 딜러진이 딜을 넣는 걸 도와야 할지 선택지가 잘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이드 플레이와 순간이동 활용 능력 역시 개선을 거듭하고 있다. 이동주는 “오늘 유독 사이드를 밀다가 ‘뒷텔’을 타서 한타를 이긴 적이 많았다”면서 “오브젝트를 치거나 나한테 붙어야 하는 이지선다를 상대에게 강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양 팀 조합과 게임의 흐름을 읽고 어떻게 순간이동을 쓰는 게 최선일지를 판단하는 능력이 늘었다.
DRX전에서 그는 팀원에게 특정 지역에 뒷텔 와드를 설치하도록 먼저 부탁하기도 했다. 넓게 협곡을 볼 수 있게 된 이후로 이동주는 콜의 빈도가 늘었다. 라인전 이후 단계부터는 탑라이너가 주도적으로 게임을 이끌어나가야 한다는 철학도 생겼다.
그는 “사실 라인전에선 탑라이너가 할 얘기가 별로 없지만, 포탑이 하나 밀린 뒤로는 얘기가 달라진다. 라인이 길어지면 말을 가장 많이 해야 하는 게 탑라이너”라면서 “사이드 인원 체크, 사이드를 밀 때 방해요소가 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체크, 본대 위치 설정을 탑라이너가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광동이 성장하면 이동주도 성장한다. 이동주가 성장하면 광동도 탄력을 받는다. 둘은 공생 관계다. 이동주는 “팀적으로 합이 잘 맞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드를 갈 때 팀에 요구사항을 말하는데, 팀원들이 그걸 잘 수행해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말의 길이가 점점 줄어든다”면서 “예전에는 ‘상대 탑 올라가니까 절대 물리지 마’라고 말했다면, 지금은 ‘상대 탑 올라가니까 잘 해봐’ 정도로 끝난다. 앞으로는 ‘올라간다’만 말해도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광동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총판의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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